게임사에게 IP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다. 그것은 유저 충성도이자, 재투자 구조의 기반이며, 향후 10년을 좌우할 브랜드 자산이다. 국내 3대 게임사,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IP 확장’이라는 공통된 숙제를 풀어왔다. 그러나 그 전략의 결은 매우 다르다. 누군가는 ‘내 것’을 더 깊게 파고들었고, 또 다른 이는 ‘남의 것’을 빌려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지금부터 이 세 게임사의 IP 활용법을 비교해본다.
넥슨: ‘다다익선’보다 ‘리셋’ 중심의 장기 IP 전략
넥슨은 과거의 IP를 단순히 우려먹지 않았다. 오히려 다듬고, 리부트하고, 때로는 과감히 멈추는 선택을 했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는 여전히 살아있는 콘텐츠지만, 운영 방식은 끊임없이 바뀌어 왔다. 특히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기존 유저층을 유지하며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꾀한 사례다.
넥슨은 기존 IP를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감성’과 ‘지속 가능한 구조’를 고민했다. 그 결과, 메이플스토리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엔 ‘데이브 더 다이버’와 같은 외부 퍼블리싱 인디게임에서도 새로운 IP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IP의 깊이와 범용성을 함께 추구하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라는 왕관의 무게
엔씨소프트는 한마디로 ‘리니지에 모든 것을 건 회사’다. ‘리니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제국이다. 이 제국은 ‘리니지2’, ‘리니지M’, ‘리니지W’로 분화되며 매출 구조를 다변화했고, 같은 IP로 수차례 피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신규 IP의 실패 가능성을 감안해, 리니지를 계속 회전시키는 전략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최근 ‘쓰론앤리버티’는 리니지와 다른 노선을 택하려 했지만, 오히려 ‘리니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씨는 리니지에 대한 집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넘어서야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
넷마블: 외부 IP + 글로벌 협업 중심의 전략 다변화
넷마블은 자체 IP보다 ‘외부 IP 활용’에 특화된 전략을 펼쳐왔다. ‘BTS 유니버스’, ‘세븐나이츠’, ‘디즈니’, ‘마블’, ‘킹 오브 파이터즈’ 등 이미 검증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시장 반응을 빠르게 확인하는 구조다. 이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는 데 효과적이지만, 단기성 혹은 플랫폼 의존도가 높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은 꾸준히 자체 IP도 키우고 있다. ‘세븐나이츠’는 후속작을 통해 시리즈화에 성공했고, ‘모두의마블’도 NFT 기반 메타월드로 확장을 시도했다. 넷마블의 전략은 “내 것과 남의 것을 모두 활용하는” 유연함이 강점이지만, 이제는 보다 강력한 자사 IP 중심의 기획이 필요하다는 시점이다.
각자의 방식, 그러나 같은 과제
세 회사 모두 IP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고, 지금도 그 방향성을 놓고 고심 중이다. 넥슨은 ‘다시 쓰기’를 잘하고, 엔씨는 ‘반복 강화’를 한다. 넷마블은 ‘외부 협업’으로 빠르게 확장하지만, 그만큼 독립성이 약하다.
결국 모든 게임사가 향하는 곳은 같다. “유저가 기억하는 콘텐츠”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IP는 추억이 아니라, 시스템이며, 생태계다. IP를 얼마나 ‘다시 설명’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게임사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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