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및 트렌드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의 흥망성쇠 분석

wealth-2 2025. 4. 12. 02:41

"리니지 같으면 성공한다"는 말,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게임 산업에서 한 장르가 공식처럼 반복되다가 한순간 균열이 시작되는 그 지점을, 우리는 지금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을 통해 목격하고 있다.


리니지의 성공은 독점이 아닌 복제였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라는 타이틀 하나로 일군 성과는 단순한 히트작 이상의 상징이었다. 이 게임은 ‘혈맹’, ‘공성전’, ‘거래소’, ‘과금 전투력’이라는 구조를 만들어냈고, 이는 이후 수많은 게임들의 청사진이 되었다. 게임사들은 리니지를 “벤치마킹”이 아닌 “복제”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게 탄생한 ‘리니지 라이크’들은 같은 소재, 같은 구조, 같은 수익 모델을 탑재한 채 쏟아져 나왔다. 이름만 다를 뿐, 속은 너무나 비슷한 게임들이었다. 유저들은 점점 피로해졌고, 게임사는 숫자에만 집착했다. 결국 이 장르의 생존 여부는 '신규 IP냐'가 아니라 '얼마나 똑같지 않느냐'가 되어버렸다.


반복의 늪: 전투력, 과금, 자동사냥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 ‘전투력 숫자’를 키우는 데에만 집중되면서, 전략과 선택의 재미는 퇴색됐다. 자동사냥이 기본이 되었고, 플레이 시간보다 과금 내역이 더 중요해졌다. 유저 입장에선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 건지, 게임이 나를 대신 돌리고 있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들이 반복됐다. 콘텐츠는 유저 손이 아니라 지갑으로 해결해야 했다.

이 구조는 초반엔 성공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유저는 게임에 충성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금의 끝에서 탈진했고, 커뮤니티는 ‘과금러 vs 무과금러’라는 구도로 갈라졌다. 경쟁은 극심해졌고, 공성전의 재미는 특정 소수 유저의 독점으로 이어졌다. ‘게임’이 아닌 ‘매출 구조’로만 설계된 장르의 결말은 명확했다: 흥행 후 급속한 이탈.


새로운 유저는 왜 이 장르를 거부하는가?

리니지 라이크 장르는 20~30대 초반 유저에게 낯설고 거부감 있는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 이들은 “과금 경쟁”을 게임성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둘째,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 신규 유저가 들어와도 이미 구조화된 시스템 속에서 경쟁하기 어렵고, 협력보단 계급이 작동하는 사회 구조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이 장르의 게임 커뮤니티는 유입보다 이탈 방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서버 분위기는 폐쇄적이며, 운영진과 유저 간 소통은 형식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유저가 이 장르에 매력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결국 생존하는 건 남아 있는 충성도 높은 유저뿐인데, 이마저도 업데이트 지연과 콘텐츠 재탕에 피로해지고 있다.


리니지 라이크, 변화 없이 생존 없다

이 장르가 다시 살아나려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전투력 중심’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 유저의 선택이 전투력 수치 이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 전투 외 콘텐츠(사회 시스템, 경제 구조, 생활형 콘텐츠 등)의 깊이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과금 구조를 ‘기회 제공형’으로 전환하고, 명확한 확률 공개와 과금 피로도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일한 것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리니지는 하나면 충분했다. 그다음은, 리니지가 아니어야 한다.


※ 본 글은 게임 산업 내 장르 반복 구조에 대한 개인적 분석이며, 특정 기업이나 게임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목적은 없습니다.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의 흥망성쇠 분석